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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마피아들’ - 페이팔 마피아 vs. 오픈AI 마피아

42morrow 2025. 3. 28. 10:04

 

요즘 인공지능(AI) 업계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오픈AI 마피아’입니다. 처음엔 이 말이 다소 거칠게 느껴졌지만, 알고 보면 꽤 흥미롭고 상징적인 표현이에요. 오늘은 이 ‘마피아’란 말이 왜 붙었는지, 그리고 과거의 ‘페이팔 마피아’와 어떤 점이 닮았고 또 다른지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마피아'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우리가 흔히 아는 ‘마피아’는 범죄 조직을 뜻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마피아는 하나의 기업을 기반으로 이후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업계를 휘젓는 네트워크를 의미하죠. 처음 이 표현을 대중적으로 만든 건 바로 ‘페이팔 마피아(PayPal Mafia)’였습니다.

 

이 마피아란 표현이 가지는 특유의 뉘앙스—‘끈끈한 인맥’, ‘비슷한 문화와 철학의 공유’, ‘업계에 대한 장악력’—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오히려 영향력과 혁신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죠.

 

페이팔 마피아, AI를 향하다

 

페이팔 마피아는 2000년대 초반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 출신 인물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실리콘밸리의 전설 같은 존재입니다. 엘론 머스크, 피터 틸, 리드 호프먼 등은 이 리스트의 대표 주자죠. 이들 중 일부는 지금의 AI 붐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죠.

  • 엘론 머스크 : 오픈AI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었고, 현재는 테슬라의 CEO이자 xAI라는 AI 스타트업을 설립해 직접 경쟁 중입니다.
  • 피터 틸 : 팔란티어(Palantir)의 공동창업자이자, AI 관련 군사용 소프트웨어 분야에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 리드 호프먼 : 링크드인의 공동창업자이며, OpenAI 사외이사로 있기도 했으며 여러 AI 스타트업에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즉, 페이팔 마피아는 AI 분야에서의 기술·자본·정책적 영향력을 상당히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오픈AI 마피아의 등장

그리고 이제, 새롭게 떠오르는 별들이 있습니다. 바로 오픈AI 마피아. 이들은 오픈AI에서 AI 연구와 제품 개발을 주도하던 핵심 인물들이 새로운 스타트업을 설립하거나 독립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형성된 그룹입니다.

 

사진 : 오픈AI 핵심 멤버들(자콥 파초키, 그렉 브룩먼, 일리야 수츠케버, 샘 앨트만, 무리 미라티), 오픈AI를 떠나면서 일리야가 X에 올린 사진 (일부 크롭)

 

 

챗GPT의 어머니로 불리는 미라 무라티 전 CTO는 'Thinking Machine Lab(TML)'이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오픈AI 연구 담당 부사장이었던 리암 페두스도 새로운 AI 스타트업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앤스로픽(Anthropic, 다리오 아모다이) , 세이프 수퍼인텔리전스(SSI, 일리야 수츠케버) 역시 오픈AI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죠.

 

이들 스타트업은 공통적으로 AI의 안전성, 윤리,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폐쇄적인 오픈AI vs. 개방적이고 윤리적인 후발주자들

아이러니하게도 ‘오픈(Open)’이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오픈AI는 최근 몇 년간 폐쇄적인 노선을 걷고 있습니다. GPT-4의 소스코드나 훈련 데이터는 비공개이고, 주요 연구 결과도 제한적으로만 공유되고 있어요.

 

반면 오픈AI를 떠나 설립된 스타트업들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 TML은 “과학의 공유와 협력을 중시한다”며 코드, 논문, 기술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공개할 계획입니다.
  • 앤스로픽SSI는 'Constitutional AI'라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AI가 특정 원칙이나 윤리 기준을 내재화해야 한다는 방향을 강조하고 있죠.

결국 이들은 오픈AI가 놓친 부분, 즉 투명성, 안전성, 철학적 기준을 새로운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셈입니다.

 

Constitutional AI란?
인공지능이 인간이 설정한 일련의 원칙이나 가치(=헌법)를 기준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훈련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AI 훈련 시 사람 피드백 기반의 강화학습(RLHF)는 사람의 주관이 개입되므로 그것 없이 AI가 스스로 좋은 답변을 찾도록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페이팔 마피아 vs. 오픈AI 마피아 – 닮은 듯 다른 두 흐름

두 마피아는 분명 닮은 점이 많습니다. 하나의 기술 중심 기업에서 시작해, 그 안에서 축적된 경험과 인맥,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간다는 점이죠. 하지만 그 방향성에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입니다.

 

항목 페이팔 마피아 오픈AI 마피아
중심 기술 금융(결제) 인공지능
대표 인물 엘론 머스크, 피터 틸 다리오 아모다이(앤스로픽), 미라 무라티(TML), 
일리야수츠케버(SSI)
주요 가치 빠른 실행, 시장 선점 AI 윤리, 안전성, 투명성
산업 영향력 페이스북, 테슬라, 링크드인 등 앤스로픽, TML, SSI 등

 

 

페이팔 마피아가 “실행력 있는 혁신가 집단”이었다면, 오픈AI 마피아는 “윤리적 철학을 지닌 기술 이상주의자”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무리하며 – AI 산업의 미래를 만드는 마피아들

‘마피아’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거친 느낌과는 달리, 실리콘밸리의 마피아들은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주역들입니다. 오픈AI 마피아의 등장은 AI 기술의 발전 방향을 좀 더 균형 잡히고 책임감 있게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흐름이라고 할 수 있고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빠르게 앞서가기보다는 한 걸음 물러서서 이 기술을 만들고,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과 함께 나눌 것인지 고민하는 흐름이 더 반갑게 느껴집니다. 앞으로 이 마피아들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계속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