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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컴퓨터 - 컴퓨팅과 로봇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 시점이 오고 있나?

42morrow 2025. 3. 31. 14:49

 

현대 사회는 기술의 급격한 변화와 혁신 속에 살고 있습니다. 토마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주장한 패러다임 전환처럼, 지금도 우리 사회는 전통적인 사고방식과 기술 사이에서 끊임없는 충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한복판에서 주목받는 “바이오 컴퓨터”와 그 주변 기술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래: 생명과 기계의 융합

최근 발표된 세계 최초의 바이오 컴퓨터, 흔히 'CL1'이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기존의 실리콘 기반 컴퓨터와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기존 컴퓨터는 폰 노이만 구조를 채택하여 연산과 저장 기능을 분리해왔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뇌는 연산과 저장이 하나로 융합되어 작동하기 때문에, 이를 모방하고자 하는 시도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꿈이었습니다.

 

 

 

이번 바이오 컴퓨터는 살아있는 뉴런을 직접 활용하여, 생체 신경세포가 가지는 효율성과 자가 학습 능력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위 영상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줄기세포를 이용해 뉴런으로 전환한 후, 인공 칩과 융합해 뇌처럼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는데요. 이는 기존의 GPU 기반 슈퍼컴퓨터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혁신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인간의 뇌는 단 20W의 전력으로 수천억 개의 뉴런이 동시에 작동하는데, 이 효율성을 기술에 적용할 수 있다면 엄청난 전력 절감 효과와 함께 새로운 인공지능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폰 노이만 구조란?
컴퓨터의 기본적인 설계 방식으로, 데이터와 명령어를 동일한 메모리 공간에 저장하고 CPU가 이 공간에서 데이터를 읽고 명령어를 실행하는 방식으로 동작하게 됩니다. 현재의 대부분의 컴퓨터가 이 구조를 따르고 있습니다.
주요 구성 요소는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RAM), 입력장치, 출력장치, 버스(Bus, 신호전달)가 있습니다. 

 

로봇 기술의 갈래

 

현재 로봇 기술은 꾸준히 발전하며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로봇 기술 역시 단순한 기계 장치를 넘어 인간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죠. 최근에는 테슬라, 보스턴다이내믹스, Figure AI, UniTree 등에서 다양한 인간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발표하면서 화재가 되고 있습니다.

 

이때 많이 사용되는 단어들로 휴머노이드,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등의 다양한 용어들이 있는데,  각각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들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기술의 방향성과 사회적 수용성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합니다. 

  • 휴머노이드(Humanoid)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형태를 모방한 로봇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는 인간처럼 걷고 물건을 나를 수 있지만, 여전히 기계적 외형과 움직임을 유지한다. 이들은 주로 공장이나 서비스 업계에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 안드로이드(Android)
    안드로이드는 휴머노이드를 한 단계 발전시킨 개념으로, 외형과 행동 면에서 인간과 거의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합니다. 피부는 인공 합성 물질로 덮여 있고, 표정이나 대화도 자연스럽죠.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레플리컨트나, 최근 소피아(Sophia)와 같은 로봇이 안드로이드의 초기 형태로 볼 수 있는데, 이들은 단순한 기능적 도구를 넘어 인간과의 감정적 교류까지 목표로 합니다.
  • 사이보그(Cyborg)
    사이보그는 생체와 기계가 융합된 존재를 말합니다. 인간의 신체 일부를 기계로 대체하거나, 반대로 기계에 생체 조직을 결합한 형태를 모두 포함합니다. CL1과 같은 바이오 컴퓨터는 사이보그의 한 갈래로 볼 수 있습니다. 뉴런과 반도체가 융합된 이 기술은 인간의 뇌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적응하며, 기존 AI와 달리 생명체의 특성을 지닙니다. 

다만 위의 구분에 대해서는 이견도 있습니다.

'사이보그와의 차이점은 인간의 육체[1]를 사용해 만들지 않았다는 점. 다만 인공적으로 만들거나 줄기세포 기술 등으로 인위적으로 생산된 인간 장기를 사용한 경우 안드로이드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세 갈래는 기술적 난이도와 윤리적 논란의 수준이 점차 높아집니다. 휴머노이드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있지만, 안드로이드와 사이보그는 여전히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개념인거죠. 그러던 것이 가격이 매겨지는 '상품'으로 나왔다는 것이 제겐 엄청난 충격입니다. 

 

앞으로 이런 안드로이드나 사이보그들은 생명과 기계의 경계를 허물며, '무엇이 인간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질 것 같습니다. 'CL1'처럼 살아있는 뉴런을 활용한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우리는 이를 단순한 도구로 볼 것인지, 아니면 감각과 의식을 가진 존재로 대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테니까요.

 

GPU 시대에서 양자컴퓨터 시대로의 도약

오늘날 우리가 널리 사용 중인 GPU 기반 슈퍼컴퓨터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인공지능 연산에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양자컴퓨터가 그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계산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역학의 원리를 이용해 기존 컴퓨터로는 불가능한 속도와 효율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죠.

 

바이오 컴퓨터 역시 이와 같은 급진적인 도약의 한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실리콘 칩이 주도한 시대가 지나고, 양자컴퓨터와 함께 생명공학과 신경공학의 융합을 통해 인간의 뇌를 모방하는 새로운 형태의 컴퓨팅이 등장한다면, 우리 사회의 인식과 윤리 체계는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맞이할 것입니다.

 

기술 혁신과 함께 다가올 도전 과제

 

모든 혁신에는 언제나 두 얼굴이 있습니다. 바이오 컴퓨터와 같이 살아있는 뉴런을 활용하는 기술은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감각이나 자각과 같은 새로운 윤리적,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진보 속도가 사회의 규제나 인식 변화를 앞설 때, 우리는 과연 준비되어 있을까요? 아니, 준비할 수 있을까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구글의 레리 페이지와 같은 거물들이 기술 발전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놓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기술의 빠른 변화 속에서 대중은 때때로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는 인류가 새로운 진화를 맞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토마스 쿤은 ‘과학혁명의 구조(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이라는 책을 통해 과학이 단순히 지식이 점진적으로 누적되는 과정이 아니라, 근본적인 사고방식의 전환, 즉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 을 통해 발전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기존의 정상과학으로 해석할 수 없는 이상현상(Anomalies)가 축적되고 결국은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위기(Crisis)'를 거쳐 대체된다고 말합니다. 

바이오 컴퓨터,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그리고 양자컴퓨터 등도 우리에게 기술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새로운 생명체와 같은 존재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서서히 컴퓨팅과 로봇에 대한 기존의 사고 체계를 뒤엎을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이론적인 변화를 넘어, 실제 삶과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이 된 지금, 이 변화에 대해 우리가 해야할 준비는 어떤 것이 될까 슬슬 고민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