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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탐구노트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공생에 대한 생각 본문
와우테일 10월 16일자 기사로 스타트업의 기술을 탈취하는 대기업들의 행태와 이를 막기 위한 중기부의 방안에 대한 내용이 올라 왔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생각나는 것이 있어 잠시 정리하고 가려고 합니다.
대기업들의 '기술 탈취'
스타트업 생태계는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가 넘쳐 나지만, 대기업과의 불균형한 관계로 인해 생존의 위기에 처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이 개발한 기술을 대기업이 탈취하는 문제는 그 심각성이 큰데, 그 이유는 이러한 기술 탈취 행위가 단지 한 기업의 손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방해하는 부메랑 효과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의 단기적 이익 추구가 결국에는 산업 전반의 혁신을 저해하고 장기적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거죠.
사실, 이런 기술탈취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과거에도 자금이나 판로가 부족한 힘없는 중소기업, 벤처기업들은 투자나 구매 혹은 협력관계를 미끼로 다가오는 대기업들에게 핵심 기술을 노출시키는 바람에 이후 문닫고 폐업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대기업은 미팅이나 교류, 핵심 자료 요구 등을 통해 기술이나 개발 아이디어 등을 얻고 나면 그와 관련된 제품을 자체 개발해서 시장에 내놓기 일쑤였죠. 몇십젼 전 기사들에도 있겠지만 이 관행(?)은 현재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구글 뉴스 검색에서 '기술탈취'를 입력해 보시면 아실 겁니다. 최근 기사 몇 개의 제목만 가져와봐도 다음과 같네요.
- [2024 국감] 대한제분·맘스터치 줄소환…기술 탈취·불공정 논란 따져 묻는다 (NATE)
- 신한카드, '기술 탈취' 의혹에 200억 부실채권까지…휘청이는 문동권號 (한겨레)
- KT도 기술탈취? … 스타트업 기업 티오더 검찰에 고소 (세이프타임즈)
- 네이버·카카오 등 IT업계, 스타트업 '기술 탈취' 논란에 홍역 (서울파이낸스)
그리고 기술탈취를 통해 무너진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사례에 대한 기사도 많죠.
- 대기업 기술탈취 소송에 무너지는 중소업체…'5배 징벌법' 통과됐지만 입증 '막막' (TV조선)
물론 아주 희박한 확률로 그 싸움에서 이긴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례는 하필 스타트업 대표가 김앤장 변호사 출신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기술탈취에 대한 입증도, 소송에서 이기기도, 그리고 그 시간동안 피해를 감수해가며 버티기도 힘든 것이 스타트업, 중소기업의 현실입니다.
한국 대기업들은 왜 이렇게 할까?
한국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기술을 탈취하는 이유는 주로 비용 절감과 시장 선점을 위한 것입니다. 스타트업의 혁신적 기술을 개발하는 데 드는 시간과 자원을 대기업이 직접 투입하는 대신, 이미 검증된 기술을 활용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는거죠. 제가 너무 좋게 말했는데 달리 얘기하면 그냥 '날로 먹겠다'는 심보인 셈입니다. 그런데, 더 얄미운 것은 이러한 행동의 기저에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법적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심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기업들끼리 서로 기술탈취를 대놓고 하지 않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반면, 해외에서는 공정한 기술 거래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협력 모델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기업들은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혁신을 추구합니다. 구글의 ‘구글 벤처스(GV)’나 인텔의 ‘인텔 캐피탈’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공동 개발을 추진하여 기술을 공정하게 이용하는 사례입니다. 이런 방식은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공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기술의 성과를 양측이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듭니다.
또는 대기업들이 괜찮은 기술을 보유한 벤처, 스타트업을 직접 인수하거나 투자를 하는 방식도 흔합니다. 스타트업은 회사와 기술을 매각하고 창업자들은 연쇄창업을 이어나가며 새로운 혁신 기술과 제품을 만들게 되는 것이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페이팔 마피아'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그런 사례 중 하나이죠. 그래서,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창업과 엑시트가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쉬우며, 이런 활력을 기반으로 생태계가 계속 선순환 구조를 갖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의 대책을 기대해 본다...
이런 대기업의 스타트업 기술탈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기술 보호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비밀유지 계약의 범위를 양자로 넓히고 기술 요구는 서면으로, 협상단계부터 NDA 체결과 종료 후 기술 반환, 폐기도 의무화하고 무엇보다도 기술 탈취 행위가 발생했을 때 강력한 법적 제재와 함께 기술 개발에 투입된 비용까지 포함해서 배상하도록 하는 안입니다. 기존 대비해서는 상당히 진보된 것 같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대기업의 인식 전환과 윤리적 경영이 필요합니다.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공정한 거래를 이끌어내고, 오픈 이노베이션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해야 합니다. 거기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 그리고 이를 제대로 집행하려는 의지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 소비자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기술 탈취 문제는 결국 소비자가 사용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와 품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소비자가 공정한 기술 거래와 윤리적 경영을 중요시한다면, 기업들도 이에 부응하여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소비자의 목소리가 기업의 행보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결론이 너무 일반화로 끝나 버린 것 같습니다만, 정말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각 주체들이 제대로 역할을 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위해 제발 대기업들은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들을 제값 받고 인수하거나 뒤에서 적극적 투자와 협업을 진행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멀~리 보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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