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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는 개구리'의 경고 : 우리 사회는 지금 안전한가?

42morrow 2025. 3. 23. 10:06

 

요 며칠 눈이 오고 날씨도 쌀쌀하다가 최근에서야 제법 따뜻해진 봄날입니다. 날씨는 분명 따스해지고 있는데, 어쩐지 마음은 묘하게 싸늘해지는 요즘. 뉴스들을 검색해 보다가 문득 든 생각 하나, “우린 지금 삶는 개구리가 되어버린 건 아닐까?”였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키워드 들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극단적으로 낮은 출산율과 인구 감소
  • 급속한 고령화와 생산가능 인구 급감
  • 수도권 인구 집중
  • 지역소멸 현상 심화
  • 부동산 거품
  • 자영업자 폐업율 최대
  •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경제성장률
  • 산업구조 변화 및 제조업 쇠퇴
  • 제조, 건설 등 3D 직종의 노동력 부족 현상 및 타 직종의 청년층 일자리 부족 현상
  • 국민연금의 기금 고갈 및 연금 수령액 삭감
  • 세대 간 불평등
  • 성별 갈등 심화
  • 소득 분배 불평등 및 경제적 양극화 (빈익빈 부익부 심화)
  • 글로벌 패권 경쟁 (보호무역 & 물리적 전쟁)

너무 비관적인 측면만 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나 사회 전반에 위기의식이 과연 존재하는 걸까요? 점점 뜨거워지는 물 속에서 "아직 살 만하다"고 말하는 개구리처럼, 우리는 그렇게 조용히 삶아지고 있는 건 아닐까요?


 

특히 인구 감소는 이제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게다가 어느 특정 도시에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죠.

 

그림 : 전국인구감소 현황 (출처: 한국관광공사) - 붉은색(인구감소지역)/주황색(인구감소 관심지역)/초록색(일반지역)

 

 

하지만 문제는 단지 ‘줄어든 숫자’가 아닙니다.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 수준 (2024년 0.75)을 갱신 중이고, 고령화는 너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 우리나라의 중위 연령은 28.8세였지만, 지금은 46.1세. 2070년엔 무려 63.2세가 될 거라고 합니다. 어쩌면 ‘청춘’이라는 말이 낡은 유물이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입니다.

 

수도권 집중 현상과 부동산 거품은 지역 소멸과 맞물리며 악순환을 만듭니다. 지방은 비어가고, 수도권은 과밀로 병들고. 산업구조는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계 조작, 건설 현장 등 3D 업종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청년층은 '갈 곳이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산업체나 농촌에서는 외국인 근로자가 없다면 업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들 하죠.

 

연금 고갈 위기와 세대 갈등, 불평등 심화는 또 다른 뇌관입니다. 누군가는 "어차피 내가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체념하고, 또 누군가는 지금 내는 돈이 마치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세대 간 신뢰가 무너지고, 남녀 간 갈등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심화됩니다. 소득의 양극화는 빈곤층의 고착화로 이어지고, '계층이동 사다리'는 이미 녹슬어버린 듯합니다.

 

글로벌 무역전쟁 속에서 우리 산업의 경쟁력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 걸까요? 오늘도 '혁신'과 '성장'이라는 단어가 뉴스에 오르내리지만, 그 결과물이 피부로 와닿는 일은 드뭅니다. 변화는 거센데, 준비는 느린 (혹은 그렇게 느껴지는) 이 간극 속에서 사회 전체가 점점 침강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쉽게도 그 어디에도 '균형'이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구멍을 스스로 찾고 만들지 않으면, 결국 그 하늘은 우리 위로 그대로 무너질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지금 우리가 뜨거운 물속에 있다는 사실조차 못 느끼고 있다는 거죠.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에서 주인공 아시타카가 재앙신의 저주를 받은 후 마을을 떠나기 전 원로 할머니가 이런 말을 합니다. 

 

"서쪽에 불길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거기로 가거라. 너의 진실한 눈으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면 어쩌면 너한테 내려진 저주가 풀릴지도 모르지"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맑눈광'이란 용어처럼 '눈 부릅 뜨기’입니다. 지금의 위기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우리는 어디쯤 와 있는지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 그것이 맨 첫걸음일 것 같기 때문입니다. 뜨거워지는 물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늦기 전에 튀어나와야 하니까요.